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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토요타의 고체 전지 특허 전략: 세계 최다 특허 보유의 의미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고체 전지(Solid-State Battery) 분야에서 토요타는 단연 독보적인 특허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2024년까지 공개된 특허 데이터에 따르면, 토요타는 전 세계 고체 전지 관련 특허의 2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허 수만 해도 1,300건이 넘는다. 이 수치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이들이 얼마나 이 시장을 전략적으로 준비해 왔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토요타의 특허 전략은 ‘원천 기술 보호’와 ‘세부 기술의 포트폴리오화’로 요약된다. 예컨대, 전해질 조성비, 고체전해질 내 리튬이온 전도도 향상 구조, 음극과의 계면 안정화 기술 등은 각각 수십 건 이상의 특허로 나뉘어 보호받고 있다. 특히 고체전해질로 사용되는 황화물계(Sulfide-based) 전해질에 대한 고도화 기술은 토요타가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핵심 영역이다. 이들은 황화물 전해질의 결함 구조를 제어하고, 이온 전도도를 기존 대비 10배 이상 향상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특허청에 다수 등록되어 있다.
또한 토요타는 ‘셀 파열 방지 구조’와 관련된 특허도 전략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고체 전지는 화재 위험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부 단락(Short-circuit)이나 열폭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구조 설계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고체전해질과 전극 사이 계면 저항을 줄이면서도, 충격 시 파괴되지 않는 적층 구조 기술을 특허로 다수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토요타는 단순한 소재 특허에 머무르지 않고, 셀 설계와 안전성 확보 기술까지 전체 가치사슬에 걸친 고도화된 특허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지배력이 더욱 부각된다.
2. 삼성SDI의 소재 중심 고체 전지 특허: 산화물계 전해질과 셀 안정화 기술
삼성SDI는 고체 전지 경쟁에서 비교적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소재 중심의 특허 포트폴리오에서는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특히 삼성은 황화물계가 아닌 ‘산화물계(Oxide-based)’ 고체전해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는 특허 전략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산화물계 전해질은 황화물계보다 공기 중 안정성이 높고 생산 공정이 비교적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어, 대량 생산과 장기적 신뢰성 측면에서 삼성의 선택은 합리적인 방향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리튬-란타넘-지르코늄-산화물(LLZO)’ 계열 전해질 조성에 대한 특허를 집중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이들은 열적 안정성과 전기화학적 안정 창을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LLZO 전해질의 결정구조에서 리튬 이온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여, 고온 안정성과 고출력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기술이 다수의 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또한, 계면 문제 해결을 위한 계면 처리 기술, 박막 코팅 기술, 도핑 기술 등도 함께 묶여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삼성은 고체 전지 셀의 내부 구조에서도 특허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음극과 고체전해질 사이의 계면 안정화 구조를 통해 접촉 저항을 감소시키고, 충·방전 시의 팽창 문제를 억제하는 기술은 2022년 이후 다수 출원되었다. 이와 함께, 고체전해질 내부 균열을 자동 복구하는 ‘자가 치유(self-healing)’ 기술 역시 새로운 경쟁력 요소로 주목받고 있으며, 삼성은 이 분야에서도 특허 선점을 서두르고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SDI는 소재 최적화와 계면 안정성, 그리고 대량생산 적합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고체 전지 기술을 다각도로 보호하고 있다. 이는 토요타와는 차별화된, 그러나 동일하게 강력한 고체 전지 진입 전략으로 평가된다.
3. 퀀텀스케이프의 특허 포커스: 금속 리튬 음극과 단일 셸 구조의 혁신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QuantumScape)는 고체 전지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인 기술 도전을 하는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이 회사는 금속 리튬 음극(Metallic Lithium Anode)을 사용하는 단일 셸 구조(Single-layer Cell) 기반의 고체 전지를 내세우며 기존 배터리 기술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 기술은 이론적으로 에너지 밀도를 최대 8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퀀텀스케이프는 특허 전략에서도 매우 집중적이고 명확한 방향성을 보인다. 2020년 이후 출원된 고체 전지 관련 특허 중 다수는 금속 리튬의 덴드라이트 문제(Dendrite Formation)를 억제하는 기술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은 세라믹 기반 고체전해질을 리튬 금속과 직접 접속 해,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도 덴드라이트 발생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특수 세라믹 전해질 소재 및 계면 코팅 기술은 퀀텀스케이프만의 독자 기술로, 이미 수십 건의 특허로 보호되고 있다.
또한 퀀텀스케이프는 ‘단일 셀 → 다층 셀’로 확장할 수 있는 고체 전지 모듈화 기술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는 실제 양산 단계에서 확장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특허에서도 셀 적층 기술, 전극 간 저항 최적화, 셀 간 열 관리 설계 등 다양한 분야가 포괄되어 있다. 특히, 퀀텀스케이프는 셸 구조를 박막화함으로써 빠른 충전 속도와 안정적인 열 관리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 중이며, 이 역시 특허로 다수 등록되어 있다.
이처럼 퀀텀스케이프는 원천 기술의 차별화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제조 가능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특허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기업들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스타트업의 유연성과 집중력을 바탕으로 독자 생존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축 중인 셈이다.
4. 특허 경쟁의 향방과 시사점: 고체 전지 전환기의 지식재산권 전쟁
고체 전지는 단순한 소재 경쟁을 넘어, 제조 공정, 안전성, 경제성, 시스템 통합까지 전방위적인 기술 난이도를 요구하는 분야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R&D 투자의 방향성을 특허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시장 주도권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토요타는 장기적 R&D 기반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통해 원천 기술을 광범위하게 방어하고 있으며, 삼성이 보유한 고신뢰성 산화물 기반 기술은 대량생산에 적합한 고도화를 지향한다. 반면, 퀀텀스케이프는 에너지 밀도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공격적이고 차별화된 특허 전략을 통해 대기업들과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각 기업은 기술적 우위와 사업화 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특허 전쟁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고체 전지 기술의 ‘승자’를 가를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한편, 고체 전지 시장은 향후 수년간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지식재산권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기업 간에는 ‘특허 회피 설계(Avoidance Design)’나 ‘교차 라이선스’ 협상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으며, 이는 배터리 업계의 IP 생태계 자체를 재편할 조짐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전략적 특허 선점,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 글로벌 특허 소송 대응 체계 마련 등 다층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고체 전지의 미래는 단지 누가 더 좋은 소재를 개발하느냐에 달리지 않았다. 누가 더 많은 원천기술을 특허로 선점하고, 이를 어떻게 사업화 전략과 연결하느냐가 향후 10년의 배터리 패권을 결정짓는 진정한 게임의 규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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