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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소재 기술의 정밀 분화: ‘고순도 리튬·실리콘 음극·니켈계 양극’ 특허 집중
일본 배터리 기업들의 특허 전략은 기본적으로 ‘기술의 정밀 분화’와 ‘소재 중심 기술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파나소닉, 히타치, 스미토모, TDK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은 단순한 셸 구조나 배터리 시스템 기술보다 리튬 정제, 양극/음극 소재, 전해질 조성비 등 미시 소재 기술의 특허화에 집중해 왔다. 이는 배터리 기술의 본질적 성능이 소재에서 비롯된다는 전통적인 R&D 철학에 기반한 것으로, 전고체 배터리, 고출력 셀 등 고성능 배터리 개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파나소닉은 고순도 리튬 전구체의 불순물 제거 방법에 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리튬 금속 음극 적용 시 수명 저하와 dendrite(수지상 결정) 발생을 억제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스미토모화학은 실리콘-탄소 복합 음극 소재에 대해 입자 형상, 구조적 안정성, 전도성 재료 분산 방식 등을 세분화한 다층 특허 군을 구축하고 있다. 니켈·망간·코발트 비율을 조정하는 NCM/NCA 양극재 기술 역시 일본 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로, NCA는 고에너지 밀도 배터리, 특히 테슬라의 파나소닉 배터리에 직접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재 기술 특허는 단일 특허보다 가족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성비, 제조 방법, 열처리 조건, 입도 재어 등 각각의 기술 요소를 개별 특허로 분리 등록함으로써, 기술 진입 장벽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통해 경쟁사의 동일 기술 접근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정교한 특허사용 계약 협상을 끌어낼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즉, 일본 배터리 특허는 ‘하나의 물질’을 여러 기술 층으로 나눠 방어하고, 동시에 미래 기술에 대한 파생 가능성을 확보하는 다층 구조의 특허 전략을 취하고 있다.
2. 셸 구조 및 열관리 기술의 정교화: ‘적층형 셀·내화성 격리 막’ 특허 집중
일본 배터리 기업들은 배터리 셀 구조와 모듈 안정성 확보를 위한 물리적 설계 기술에도 강점을 보여왔다. 특히 ‘적층형 셀(laminated cell)’ 구조는 일본 기업 특허의 대표적 강세 분야 중 하나로, 이는 고에너지 밀도와 공간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면서도 열 폭주(runaway) 방지를 위한 핵심 기술로 작용한다. 적층형 셀은 층간의 압력 분산, 전극 활물질 팽창 억제, 내부 저항 균일화 등 여러 장점을 제공하며, 이에 대한 특허는 열처리 공정, 접합 방식, 보호층 소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세분되어 있다.
히타치는 내화성 및 자가소화 기능이 내장된 격리 막 구조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열폭주 발생 시 화염 확산을 차단하고, 셀 단위의 화재 전파를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러한 격리 막 기술은 ESS(에너지저장 장치) 시장에서 화재 안전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글로벌 수요가 높은 상태이다. 또한 일본 기업들은 멀티 계층 구조의 파우치형 셀에 대해 적층 방향의 응력 분산, 열 방출 효율 제어, 표면 접합 강도 제어 등 정밀한 기술 요소를 기반으로 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셸 구조 특허는 단순한 설계 도면을 넘어서, 열역학적 시뮬레이션 기반의 모형화 데이터와 결합하여 있으며, 특허 자체가 ‘물리적 시뮬레이션 결과’를 명세서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 기업들은 특허 명세서에서 각 요소 기술의 열 분포, 충격 응답, 충전 시 팽창계수 등 실증 데이터를 세부적으로 기재함으로써, 기술적 신뢰성과 특허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보호를 넘어서, 기술 상용화를 위한 실증 기반 특허 전략으로 해석된다.
3. BMS·안전 알고리즘 기반 특허의 설계 철학: ‘정확성보다 일관성’
일본 기업들이 최근 강화를 모색하고 있는 분야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및 전기화학적 알고리즘 기반 제어 기술이다. 특히 BMS 특허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기업들이 AI 및 데이터 기반의 가변 알고리즘을 주력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정확성보다는 일관성”**을 강조하는 방식의 알고리즘 구조를 특허화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의 화학적 변화와 안전성을 ‘보수적’으로 유지하려는 철학에 기반하며, 실제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TDK는 BMS 관련 특허에서 전압 변동 예측 알고리즘을 데이터 기반이 아닌, 전기화학 모델을 단순화한 수학적 계열 식으로 구현해 특허화하였다. 이는 충전/방전 반복 시 셀 내 전류밀도 편차를 예측하고, 셀 단위 이상 여부를 감지하는 구조이며, 복잡도보다 안정성에 초점을 둔 접근이다. 일본 기업의 BMS 특허는 이러한 ‘수학 기반 시뮬레이션 모델’에 의존하며, 그 결과는 전기차 OEM 기업에 장기간의 신뢰성 확보 요소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배터리 팩 내 전압 이퀄라이징(equalizing) 회로, 잔존 수명(SOH) 예측을 위한 단일 지표 통합 시스템, 충전 전류 자동 최적화 알고리즘 등도 일본 기업의 특허 전략 내에 포함된다. 특징적인 점은, 일본 특허들은 복수의 센서 데이터를 통합해 출력하는 AI 모델보다는, 센서 자체의 물리적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하드웨어 기반 보완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중심 특허와는 다른 방향성이며, 장기간 사용 환경에서의 예측 가능성과 오류 최소화라는 목적에 부합한다.
결국 일본의 BMS 특허는 기계학습이 아닌 예측 가능성 기반 알고리즘 구조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 한국의 AI 기반 BMS 특허와는 완전히 다른 기술 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즉, 고장 진단보다 고장 예방에, 최적화보다는 일관성에 초점을 맞춘 일본식 특허 전략은 향후 고신뢰성 시장(군수, 항공, 의료)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적 강점을 갖는다.
4. 전고체 배터리 분야의 구조화된 특허만: ‘황화물계·산화물계·고분자계’ 기술 분화 전략
일본은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특허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계열별 기술 분화’라는 전략을 통해 심층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고체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로 나뉘며, 일본 기업들은 이 세 영역 모두의 균형 잡힌 특허 투자를 수행해 왔다. 도요타는 황화물계 전해질에 대해 유리 상 비정질 구조와 결정화 방지 기술, 리튬 이온 전도도 극대화 도핑 조성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낮은 작동 온도와 높은 이온 전도도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한편 산화물계 전해질에서는 무라타와 산요전기가 주도적으로 Li7La3Zr2O12 (LLZO) 계열의 세라믹 전해질 기술에 대한 특허를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전해질 입자의 구형과 기술, 고밀도 압축 성형 기술, 표면코팅 안정화 공정 등 물리적 제조공정에 대한 정밀한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이는 완전 고체 셀의 제조 신뢰성과 수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고분자계 전해질에서는 미쓰비시 화학, 닛산 등이 리튬 이온 이동성을 확보하면서도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이온전도성 고분자 매트릭스 구조에 대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고분자 전해질 특허는 단순한 화학 구조 제시가 아니라, 전해질 내의 리튬 염 해리도, 점도, 유전율 등의 물리화학적 특성값을 포함한 복합 특허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미리 고려한 형태이다.
결과적으로 일본 전고체 배터리 특허는 계열별 전해질 특성에 최적화된 소재 조성, 셸 구조, 제조 공정까지 포괄하는 수직 통합형 기술 포트폴리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향후 글로벌 표준 주도권 확보와 기술적 주도권 장악의 기반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 특허는 단순한 R&D 성과 공유가 아닌, 기술 상용화와 산업적 영향력을 고려한 구조화된 특허만으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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